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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동 서울서남권돔구장 고척돔 리뷰(3)

patapata 2015. 7. 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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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를 돌아 봤으니 이제 우리가 쉽게 갈 수 없는 곳을 가볼까요? 사진은 3루쪽 돔 전경을 잡는 중계카메라가 놓일 공간에서 찍은 파노라마사진입니다. 

서울서남권돔구장, 고척동 돔구장, 고척돔은 건설하는 과정에서 많은 야구계 인사들의 의견과 자문을 반영했던 결과로 전반적인 시설들은 생각보다 잘 준비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시설들이 참 아기자기하고 빼곡하게 지어지고 있더군요. 


덕아웃입니다. 아직은 그냥 터만 만들어져 있습니다. 향후에 구단의 요청에 따라 공간을 구성하게 된다고 합니다. 2단으로 되어 있고 뒷쪽의 감독실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습니다. 바로 아래 사진에 턱이 있는 부분을 기준으로 의자를 배치하고, 저 문 앞쪽 공간은 코칭스태프 전용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덕아웃이 상대적으로 앞으로 돌출될 가능성이 있어 지붕을 만들게 되지 않을까 하네요. 아무래도 투명한 소재로 설치하게 되지 않을까요?



덕아웃 옆은 프리미엄석입니다. 지금은 그냥 뚫려 있지만 향후 경기장 운영 시에는 투명한 벽으로 덕아웃과 프리미엄석을 구분하게 된다고 합니다. 아마 프리미엄석 덕아웃 바로 옆자리는 덕아웃에 있는 선수들의 사진을 찍고 싶은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을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선수전용 화장실과 샤워실입니다. 샤워실은 불을 어디서 켜는지 몰라서 어두운 상태로 찍었어요. ㅠㅠ 샤워부스는 상당히 많던데 그래도 1군 선수들이 한꺼번에 씻기는 좀 무리가 아닐까 싶었고요. 감독실에는 감독 전용 샤워실이 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선수 라커룸은 현재 공간이 상당히 넓게 확보되어 있고 원정팀도 넉넉한 공간이더군요. 선수 라커룸 옆에는 선수들이 몸을 풀 수 있는 운동공간도 확보되어 있습니다. 프로야구팀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데 필요한 시설들은 일단 넥센히어로즈 구단의 의견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등의 신축 구장을 둘러보면서 시설 설치여부와 공간 규모, 필요 장비들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심판실에도 심판 전용 샤워실이 있더군요. 




덕아웃과 프리미엄석 뒷 쪽 통로입니다. 현재 동선 설계상 프리미엄석 관중은 저 공간을 선수 및 관계자들과 함께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눈치 빠른 분들은 ? 불펜이 어딨지?’하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척돔의 불펜은 덕아웃 아래 지하에 있습니다. 불펜은 설계가 가장 많이 변경된 부분이라고 하네요. 변경된 설계에 따르면 외야에 불펜을 두는 것이었는데 최종적으로는 지하로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에 있는 공간이 바로 불펜입니다. 


사진 가운데 기둥으로 왼쪽 오른쪽에 하나씩 마운드가 설치되어 2명의 투수가 불펜투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합니다. 중간에 기둥이 있어서 다소 불편해 보였습니다. 앞으로 고척돔에서 투수가 교체될 때는 지하 불펜에서 계단을 올라와 덕아웃에서 튀어 나오게 되겠네요완벽한 실내 불펜인 셈이죠. 그런데 홈팀 불펜 높이가 더 낮더군요. 어둡지만 이 공간이 원정팀 불펜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높이 차이가 좀 나죠? 고척돔의 홈팀이 될 것으로 유력한 모 구단에서 설계변경을 요청한 부분이 있어 그걸 반영하다가 홈팀 불펜은 천정 높이가 다소 낮아졌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불펜이 좀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불펜으로 예정된 공간 바로 앞이 상업시설로 예정된 곳입니다. 고척돔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일반 상업시설들이 다수 입주할 예정인데요. 아래 사진을 보시죠.


원정팀 불펜 출입구 바로 앞에 그어져 있는 저 라인이 가게들이 입주할 공간을 표시해 놓은 것입니다. 그리고 저 문이 원정팀 불펜의 출입구예요. 양 옆에 있는 가게에서 쇼핑하고 있는데 원정팀 마무리 투수가 튀어 나가는 걸 볼 수도 있다는건데 설마 실제 경기시에는 별도의 동선을 관리하거나 보안요원을 세워두겠죠?


이야기가 나온 김에 상업시설은 간단하게 보고 넘어가죠. 고척돔 본부석 하단 쪽에는 상당히 넓은 공간의 상업공간이 들어와 있습니다. 지하상가같은 느낌이예요. 아래 사진 양 옆이 상업시설, 그리고 저 통로 끝은 지하주차장으로 연결되는 공간입니다. 아직 어떻게 임대할지 어떤 시설이 들어올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중계부스입니다. 그라운드에서 볼 때는 귀빈실 바로 윗 쪽에 있는 공간이죠. 다른 사이즈로 5개가 설치되어 있어서 주요 경기의 경우 여러 채널이 동시에 중계하더라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었고요. 



 




이 공간은 고척돔의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전광판 운용 및 장내 방송 등을 담당하는 상황실입니다. 벌써 기본 콘트롤장비가 다 설치되어 있더군요. 



고척돔 안에는 수영장도 있습니다. 



방문했을때는 한창 담수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어서 물이 가득 차 있더군요. 25m 4레인이고요. 옆에는 키즈풀이 있었습니다. 수영장 및 피트니스클럽 자리도 자리는 마련되어 있으나 누가 운영할지는 미정이라고 합니다. 선수들도 이용할 수 있겠죠? 실내수영장에 도착했을 때 수영장 안에 은은한 음악도 재생되고 있던데 경기장 내 PA 음향시스템은 음성 전달력도 그렇고 훌륭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수영장과 함께 운영될 피트니스센터 공간입니다. 

 

이제 고척돔 구경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할 고척돔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미디어를 통해서는 서울시와 넥센히어로즈가 상당히 팽팽하게 싸우고 있는 것 처럼 보여졌지만 현장에서 보는 느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경기장 전체의 설계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넥센히어로즈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넥센히어로즈 역시 이 경기장을 우리가 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의견을 낸 것으로 보였고요. , 세부적인 대관조건 등에는 아직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지만 이 경기장을 넥센히어로즈가 쓴다는 점에서는 서로 사실상의 합의가 되어 있다고 봐도 된다는 겁니다. 이걸 뒷받침 하는 증거는 경기장 내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경기장 내 프리미엄 좌석 샘플에 히어로즈의 로고를 새겨놓고 어떤 좌석을 선택할 것인지를 고려한 흔적입니다. 실제 경기장에 적용된 의자는 브라운 계열로 샘플처럼 히어로즈의 보라색은 아니었지만 넥센이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건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일이었으니까요. 


이미 미디어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지만, 백넷 바로 앞 홈플레이트 뒤에는 실제 사이즈의 히어로즈 구단 엠블럼이 밑그림으로 바닥에 깔려 있었습니다. 언제든지 히어로즈 로고를 도색할 수 있도록 말이죠.


 

현재 외부로 알려진 바로는, 서울특별시와 넥센히어로즈 구단은 개장 후 첫 2년간 일일대관의 형태(지금 목동구장도 일일대관이죠)로 고척돔을 사용한다는 점엔 합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합의되지 않은 부분은 넥센이 고척돔 내의 광고권을 요구하는 부분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경기장은 당초 넥센히어로즈를 위해 지어진 것이 아니라 동대문야구장의 대체구장으로 건설된 아마야구 몫이었습니다. 그러나 넥센히어로즈가 목동에서 이전해야 하는 이유(주민 민원 등)가 발생하고 돔구장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프로야구를 할 수 있는 돔구장으로 설계가 변경되어 여기까지 온 것이죠.  LG와 두산이 잠실야구장을 떠날리 없으니 넥센이 여기를 쓰지 않으면 큰일난다는 논리인데, 실상 지금 급한건 서울시가 아니라 넥센입니다. 넥센은 올 시즌까지만 목동구장을 쓰는 것이 확정된 상태입니다. 고척돔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내년에는 서울에서 야구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최근 신설된 경기장들은 모두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경기장 신축 및 개보수 비용을 구단들이 내놓고 그 구장을 안정적으로 임대해 쓰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대전, 인천, 수원은 각각 한화, SK,  KT가 개보수비용을 내고 네이밍라이트를 포함한 여러 권리를 갖고 갔습니다. 광주와 대구는 경기장 건설 비를 기아와 삼성이 분담했죠. 그런데 넥센히어로즈는 고척돔 경기장 건설에 얼마를 냈을까요? 정답은 '내지 않았다' 입니다. 다른 지자체나 구단들과 달리 서울시민의 세금 2500억여원으로 지은 돔구장을 어떻게 보면 거저 얻은 셈입니다. 이 와중에 대관은 일일대관으로 부담은 낮게, 대신 경기장 내 광고수익은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죠. 야구팬 등 야구계 입장에서는 서울시가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겠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건 특혜이고 그럴 경우 박원순 시장은 배임논란에 까지 휘말릴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서울시와 넥센히어로즈가 협상을 통해 적절한 선에서 정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저는 서울시가 아무리 양보하더라도 경기장 내 광고 유치에 대한 구단의 영업권은 보장하되 광고권 자체는 서울시가 갖고 일종의 대행수수료 개념으로 구단과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정리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야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저는 고척돔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었습니다. 그러나 직접 보고 와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고척돔은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1만석대의 좌석수가 아쉽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인기구단이라는 LG나 두산의 경기당 평균관중 이상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라운드에도 좌석을 깔면 무대를 설치하더라도 25,000석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동선이 불편하긴 하지만 나쁜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올림픽공원 내 체육관들이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것보다 고척돔은 훨씬 접근성이 좋습니다. 깨알같이 잘 준비한 돔 내 시설들도 적당합니다. 좋은 소프트웨어가 채워진다면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고척돔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느낌의 서울 서남권을 새롭게 만드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건설 측면에서 고척돔이 완공되었지만 실제 고척돔에서 야구 경기가 열리는 건 빨라도 10월이고 아마 11월에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부터 인테리어를 가꾸는 공사에 들어가야 할테니까요. 그 과정에서도 살펴보고 많이 의견 내겠습니다. 그래서 야구팬들이 꽤 괜찮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설이 될 수 있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