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 어느 선거보다 치열했던 6.2 지방선거가 여야의 무승부(저는 그렇게 봅니다)로 끝났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증명되었지만, 서울 경기를 지켜낸 여당은 이전 정권이 지방선거에서 기록한 참패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올렸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한나라당의 지지층과 사회 전방위로 두텁게 형성된 공동운명체 세력(보수언론, 기업 등)이 두텁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번 이번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의 투표 흐름을 대선의 흐름으로 가정하고 대입해 보는 작업을 해 봤습니다. 어떤 결론이 나왔을까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선관위의 오늘 오전 10시 개표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시도지사 선거의 투표를 각 당 대선 후보에 대한 투표로 간주하고 단순집계 해봤습니다. 하지만 여권 성향, 야권 성향의 후보들이 있어 여권/야권으로 통합 집계도 해봤습니다.
일단 단순 집계 결과입니다.
한나라당 |
민주당 |
자유선진당 |
민주노동당 |
진보신당 |
국민참여당 |
미래연대 |
기타 |
무소속 | |
서울 |
2,086,127 |
2,059,715 |
90,032 |
|
143,459 |
|
18,339 |
|
|
부산 |
770,507 |
619,565 |
|
|
88,559 |
|
|
|
|
대구 |
633,118 |
146,458 |
|
|
|
|
|
|
|
인천 |
469,040 |
556,902 |
|
|
19,580 |
|
|
11,258 |
|
대전 |
168,616 |
137,751 |
276,122 |
|
9,074 |
|
|
|
|
광주 |
74,490 |
297,003 |
|
39,455 |
30,834 |
75,830 |
|
5,871 |
|
울산 |
279,421 |
|
|
133,437 |
43,256 |
|
|
|
|
경기 |
2,271,492 |
|
|
|
2,079,892 |
|
|
| |
강원 |
310,862 |
362,500 |
|
|
|
|
|
|
|
충북 |
313,646 |
349,913 |
|
|
19,551 |
|
|
|
|
충남 |
154,723 |
367,288 |
347,265 |
|
|
|
|
|
|
전북 |
151,064 |
569,980 |
|
52,331 |
35,565 |
|
|
20,990 |
|
전남 |
123,548 |
629,984 |
|
100,581 |
|
|
|
68,220 |
|
경북 |
913,812 |
143,347 |
|
68,015 |
|
87,346 |
|
|
|
경남 |
705,986 |
|
|
|
|
|
|
|
812,336 |
제주 |
|
48,186 |
|
|
|
|
|
|
218,947 |
계 |
9,426,452 |
6,288,592 |
713,419 |
393,819 |
389,878 |
2,243,068 |
18,339 |
106,339 |
1,031,283 |
단순히 정리해 보면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권역별로 보면 조금 더 이해가 됩니다.
수도권 |
4,826,659 |
2,616,617 |
90,032 |
- |
163,039 |
2,079,892 |
18,339 |
11,258 |
- |
충청권 |
636,985 |
854,952 |
623,387 |
- |
28,625 |
- |
- |
- |
- |
호남권 |
349,102 | 1,496,967 | - | 192,367 | 66,399 | 75,830 | - | 95,081 | - |
영남권 |
3,302,844 | 909,370 | - | 201,452 | 131,815 | 87,346 | - | - | 812,336 |
강원/제주 |
310,862 | 410,686 | - | - | - | - | - | - | 218,947 |
위 표를 보면 기본적으로 각 당이 갖고 있는 득표력을 알 수 있습니다. 영남과 수도권에서의 힘을 가진 한나라당이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에 비해 월등한 득표력을 갖고 있습니다. 정권 심판론이 득세했다고 하는 이번 선거에서조차 그런 흐름이죠. 야권은 단일화 바람이 거세게 불었음에도 간신히 한나라당과 비슷한 수준의 득표를 기록했을 뿐입니다.
이를 다시 한나라당+자유선진당의 보수와 나머지 민주당,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진보 무소속 및 기타 정당 후보로 나눠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여 성향 |
10,266,554 |
야 성향 |
10,344,635 |
전국적으로 고작 8만표 정도 앞선 것인데, 실제 대선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등 진짜 진보 정당들이 독자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을 때 여권의 분열이 있어야만 이길 수 있는 결과죠. 20,30대의 총 각성이 이루어 졌다고 하는 이번 선거에서도 겨우 8만표가 이겼는데 기득권층과 보수층의 결집이 더욱 강해질, 그리고 '투표하지 않으면 진다'는 학습효과를 얻었을 보수층의 다음 선거에 대한 '대비'를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구요.
한마디로 이번 선거를 한나라당의 패배로 보는 것은 정말 아전인수격의,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결론입니다. 오히려 한나라당은 서울/경기를 지켜내고 향후 정국의 흐름과 민심 이반 정도에 대한 좋은 학습효과를 거둠으로써 향후 선거를 공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한 국민의 흐름을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향후 민주당에 부정적일 여론조사 결과를 '숨은 표가 있음'으로 오인지 해 또한번 분열과 실수를 반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구요.
제가 내린 이번 선거의 결론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선방 내지 승리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것입니다. 영남에서 민심의 변화조짐이 나타났지만 그것을 상수로 놓기는 이릅니다.
대선은 기초단체장과 달리 전국의 득표 총합으로 나타납니다. 서울에서 한명숙 후보가 구 별로는 이겼음에도 총 득표에서 뒤진 것을 잘 살펴야 합니다. 공정택을 강남 3구에 당선시켰듯, 오세훈시장도 특정 지역의 몰표로 시장에 재선했습니다. 수도권의 투표 양상이 '나에게 이익이 되는 후보가 누구냐'의 투표성향으로 나타났다고 보면 영남 몰표+수도권 반분+기타 지역 선전은 선거공학적으로 여당에게 유리한 지지기반인 셈이죠.
정리해 보면 수도권과 비 수도권을 대립시키고 영남을 갖고 가는 한나라당의 선거 전략은 정말 '필승카드'입니다. 다음 선거 때도 이런 전략은 작동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야당이 활용하고자 하는 '민주 대 반민주'는 매우 제한적인 계층에게 먹히는 반면 '이기주의'를 자극하는 전략은 매우 넓게 먹히니까요.
이번 선거 결과로 볼 때 좀 이른 감은 있지만 2012년 총선은 야당의 약진(근소한 1여 다야의 여소야대 상황)에 여당의 선방, 대선은 한나라당 후보의 승리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물론 이 분석은 후보 개인의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지만 현재 야권의 후보군을 볼 때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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